[서울시 하이서울뉴스] 회사가 너무 마음에 드니까 퇴직할 때까지 있어야지. 이런 행복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많은 사람들은 회사 사정이나 개인 사정 등으로 새 직장을 찾는다. 첫 직장을 구하는 것도 어렵지만 이직 역시 쉬운 건 아니다. 연봉도 고려해야 하고, 자신의 미래도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또 자녀교육이나 집과의 거리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이를 위해 커리어케어( http://www.careercare.co.kr )에서 7년차 헤드헌터로 일하고 있는 류재옥 씨를 만났다. 그녀를 만나 이직과 경력관리 노하우를 알아봤다.

1. 이직, 현업에 있을 때 해라 회사를 옮길 때 몇 개월 쉬고 옮겨야지 하는 사람들이 있다. 직장인에게 방학이 없다보니 스스로에게 휴식을 주는 요령일 수 있다. 또 긴 여행을 떠날 때 회사 눈치 보지 않고 맘 편히 다녀올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류재옥 씨는 재직 중에 회사를 구하고 안 구하고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지금 재직 중이냐 아니냐는 큰 차이가 있죠. 굉장히 좋은 경력을 가지고 있어도 3~4개월 쉰 상태에서 회사를 구한다고 하면, 구할 수 있는 회사가 많이 줄어들어요. 본인이 이직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6~9개월 길게 잡고 미리 연락주시는 게 좋아요."   2. 한 회사에 최소 3년 이상 있어야 이직 시점을 두고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특별한 사유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회사를 자주 옮기는 건 그리 좋은 이력이 되지 못한다. 류재옥 씨 역시 이력서를 볼 때 이직이 많으면 다른 사항이 좋아도 추천을 꺼리는 편이다. 그럼 보통 한 회사에 얼마나 있어야 할까?

"저희가 얘기할 때는 최소 3년 정도 얘기하긴 하는데요. 사실 3년이면 좋고 2년이면 안돼요,가 아니라 특별한 이직사유가 있어야겠죠. 이 회사가 싫어서 이직하는 건 좋은 사유가 아닌 것 같아요. 옮긴 회사도 안 좋을 수 있거든요. 사실 개인을 만족시켜주는 회사가 얼마나 있겠어요. 남들은 못들어가서 안달인 회사를 나오는 사람이 있구요. 누군가 그러던데 참된 재능은 참된 인내라고, 돌이켜보면 그런 사람들이 어떤 조직으로 움직이더라도 성과를 내는 것 같아요."

3. 학벌이 문제라면, 외국계회사를 노크해라

능력은 좋은데 학벌이 문제라고 생각된다면, 외국계 회사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국기업과 비교하면 외국기업은 학벌을 많이 보지 않는다. 다만 대규모 공채를 뽑지 않기 때문에 취업 정보를 다이렉트로 알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 잡포털이나 관련 회사 사이트를 통해 기회를 잡는 게 좋다. 물론 외국계 회사이니만큼 어학능력은 필수. 그러나 문법 보다 스피킹을 위주로 준비해야 한다. 문화에 대한 경험 같은 게 더 있다면 유리하다.

"처음에 대기업에 들어가야 나중에 좋은 커리어로 마무리 짓는 건 100% 아니거든요. 더군다나 최근에는 실력있는 벤처나 중소기업 등에 있는 사람을 대기업에서 스카웃해가기도 해요. 소비재 기업에서 잘나가는 마케터들을 임원으로 데려가기도 하고요. 그분들도 처음엔 아무도 눈 돌리지 않는 외국계 회사 등에서 일한 분들이세요. 일단 경쟁이 가능한 필드를 알고 노려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4. 경력관리, 전체적인 계획을 세워라

인생계획을 세우면 경력관리도 쉬워진다. 예를 들어 마케팅 디렉터가 되는 게 꿈이라면, 거기까지 가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이직을 하는 것이 좋다. 계획을 세웠다고 해서 꼭 그렇게 가지는 않겠지만, 전체적인 계획을 잡아놓으면 거기에 맞게 움직일 수 있다.

"자신의 커리어 계획을 세운다면 길게 보는 것이 좋습니다. 최종 목표를 정하고, 전체 일할 기간을 잡고 그걸 세부적으로 나누는 거죠. 예를 들면 한 사람이 일할 수 있는 기간이 25년이라고 봤을 때, 나는 18년 되는 시점에 나의 커리어를 완성하겠다. 그게 외국계 지사장이라면, 6+6+6년이라고 보고 초기 6년은 어떤 걸 하겠다. 중기 6년은 어떻게 하겠다. 이런 식으로 플랜을 잡는 거죠."

5. 직무융합도 고려해보자

시대가 변하면서 직무 융합된 형태도 많이 찾는다. 예를 들면 예전에는 이공계를 나왔으면 개발이나 엔지니어가 되고, 경상계 나왔으면 마케팅이나 전략 분야에서 일했다면, 요즘에는 이공계를 반드시 전공한 전략기획자라던가, 개발 경험이 있는 마케터 등등의 인재를 구하기도 한다.

"마케터가 돼야겠다고 생각해서 마케팅만 하는 건 굉장히 일차원적인 경력관리구요. 나의 궁극적인 커리어의 목표가 마케팅 디렉터지만, 초기의 경력이 영업이나 개발, 관리로 시작할 수도 있는 거죠. 그런데 최종 목표로 가기 위해서 경력을 어떻게 디자인하느냐에 달린 것 같아요."

6. 이직에도 트랜드가 있다

이직 시장도 경기흐름을 많이 탄다. 경기가 안 좋을 때는 영업이나 마케팅 인력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는 반면 경기가 굉장히 좋을 때는 R&D, 전략 등 회사를 궁극적으로 살찌울 수 있는 인력을 많이 뽑는다. 그러면 요즘 경기는 어떨까.

"요즘 경기 좋지 않아요. 채용은 경기를 약간 선행하거든요. 영업직군은 금방 알 수 있잖아요. 경기가 안좋을 조짐이 보이면 그 한 두 달 전에 저희한테 들어오는 의뢰가 현격히 줄어들어요. 작년 8월부터 일선의 헤드헌터들은 그런 조짐을 강하게 받았고. 그게 10월 11월부터 지표로 나타나기 시작했죠. 이미 올 상반기와 올 하반기는 안좋은 경기를 하고 있어서 채용은 많이 위축된 상태죠. 그런데 그건 저희 입장이구요. 고객사 입장에서는 사람이 없어서 뽑질 못하겠다는 얘기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어요. "

7. 이력서는 업무중심으로

이력서는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얼굴을 맞대본 적 없는 인사담당자에게 자신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이력서를 통해서다. 이 이력서를 쓸 때도 요령이 있다. 일단 기본적인 것은 지켜줘야 한다. 특히 사진은 첫인상을 결정지을 수 있는 기본적인 자료이기 때문에 신경 쓰는 것이 좋다. 스냅사진을 올려놓는다던지, 결혼식 때 찍었던 사진을 올려놓는다던지 하면 성의가 없게 보일 수 있다. 또 경력에 대해서 아주 세세하게 적을 필요가 있다.

"이력서에 내가 어떤 분야에서 어떤 일을 주도적으로 했다는 것을 밝힐 필요가 있어요. 예를 들어 외국계 회사에서 세일즈 하는 사람을 찾는 경우에는 그 사람이 관여했던 아이템이 무엇인지를 궁금해 하거든요. 그런데 오로지 세일즈, 이렇게만 적혀 있으면 아무리 세일즈를 했다고 해도 적임자로 뽑힐 수가 없는 거죠."

8. 세상은 좁다. 퇴사매너를 지켜라

회사를 옮긴다고 해서 그동안 쌓였던 불만을 모두 표출해선 안된다. 드라마에서처럼 마음에 안드는 상사에게 사표를 날리는 행위는 그때만 기분 좋을 뿐이니, 잘 생각해서 행동하는 게 좋다. 그리고 경력직의 경우, 전혀 다른 분야로 가기보다 경쟁사나 비슷한 회사로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앞으로 또 만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어디가나 마무리가 중요하다.

"경력 3년 이전의 사람들이 회사에서 나올 때는 회사에서 홀가분하게 나올 수 있겠지만, 대리 말년 이상이라면 그 분이 맡고 있는 업무가 있고 동료 관계가 있고 해서 그걸 잘 마무리 하고 가셔야 해요. 요즘 대기업들도 경력직에 대해서 평판 조회하는 곳이 있거든요. 퇴사하는 회사에서 관계를 마무리 짓느냐가 이쪽 회사로 성공적으로 옮길 수 있느냐를 결정하기도 하죠."